美 확전 가능성 시사…탈레반 근거지 집중포격

  • 입력 2001년 10월 9일 17시 50분


미국과 영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밤낮 구분 없이 무차별 파상 공습을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필요하다면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며 확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7일 밤부터 이틀째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등에 대해 야간 맹폭격을 가한데 이어 9일엔 처음으로 낮에 집권 탈레반 정권의 근거지인 칸다하르에 대해 폭격을 감행했다.

이날 공격은 오전 8시 15분(아프가니스탄 현지 시간·한국시간 낮 12시 15분) 칸다하르의 탈레반 본부에 집중됐다고 탈레반측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미국은 이날 오전 4시 50분 카불 외곽과 공항 등에 폭탄을 투하했으며 8일 밤에도 카불과 칸다하르, 북부의 쿤두즈와 전략요충지 마자르에샤리프 등에 공습을 감행했다.

미군의 공습으로 아프가니스탄인 유엔 요원 4명 등 30여명이 사망했다고 탈레반측은 주장했다. 또 탈레반 공군사령관 아크타르 모하마드 만수르가 사망하고 탈레반 공군기지 90%가 파괴됐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9일 전했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 압둘 하이 무트마인은 “만수르 사령관이 사망했다는 보도는 허위”라며 그는 건재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 대사는 8일 유엔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자위를 위해 다른 테러조직이나 국가들에 대한 추가 행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내의 공격 목표물을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새로운 목표물에 대한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해 공습 대상과 범위를 보다 확대할 것임을 내비쳤다.

미국의 잇따른 공습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측은 9일 전면적인 게릴라전으로 저항할 것임을 다짐하는 등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 항전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공습에 때맞춰 탈레반에 대한 공세에 나선 북부동맹측은 8일 바지스 고르 발크 사만간 등의 지역에서 공격을 개시했으며 9일엔 타지키스탄 국경 인근의 쿤두즈에서 탈레반측과 포격전을 벌였다.

무하마드 아시라프 나딤 북부동맹 대변인은 8일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1주일 내에 수도 카불을 점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슬람회의기구와 아랍연맹은 10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습과 국제테러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8일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이슬라마바드=이종환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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