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송은 7일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자마자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국방장관 독점 인터뷰를 잇따라 내보내며 서방 언론을 따돌리고 있다. 걸프전 때 위세를 떨쳤던 CNN 등은 이 방송을 그대로 받아 내보내고 있는 형편이다.
외국 언론사 중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유일하게 특파원을 두고 있는 알 자지라는 지난달 26일에도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이 성난 아프간 군중에 의해 불타는 장면을 단독으로 촬영 보도했다. 또 6일에는 아프간 상공에 나타난 서방 항공기의 모습을 단독으로 촬영해 방영했으며 빈 라덴도 이 방송을 통해 테러 참사가 자신과 무관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1996년 11월 카타르의 도하에서 첫 전파를 발사한 알 자지라 방송은 신속한 실시간 뉴스와 균형 있는 토론 프로그램 등으로 그동안 아랍권에서는 ‘방송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중동 전역의 지식층들이 이 방송을 주로 시청하고 있으며 중동 일부 도시의 경우 알 자지라의 시청률이 40%를 넘는다는 통계까지 있다.
알 자지라의 강점은 24시간 방영되는 실시간 뉴스와 뉴스 뒤에 이어지는 토론 프로그램. 아랍국 통치자들의 비리를 파헤치기도 하고 하마스를 비롯한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비난의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팔레스타인은 한때 이 방송 보도에 불만을 품고 이 회사 기자들의 취재에 제재를 가했다는 후문.
알 자지라는 카타르의 알 타니 일가가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만든 민간 상업방송이지만 실제로는 카타르 정부의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