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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9월 29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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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무라씨는 지금까지 홋카이도(北海道) 소신후도자카(總進不動坂)와 미야기(宮城)현의 가미타카모리(上高森)유적 등 두 곳 외에는 조작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최근 날조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일본고고학회 특별위원회에서 20여개의 유적지를 날조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날조 지역은 야마가타(山形) 후쿠시마(福島) 사이타마(埼玉)현 등으로 늘어났다.
새로 인정한 날조 구석기에는 유명한 ‘단면일치’ 구석기도 들어 있다. 후지무라씨는 97년 미야기현 나카지마야마(中島山)유적지와 이곳에서 30㎞ 떨어진 야마가타현 소데하라(袖原)3유적지에서 각각 발견된 구석기의 단면이 완전히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하나의 돌로 만든 구석기를 두 곳에서 찾아낸, 거의 기적에 가까운 발견이었다.
이에 따라 후지무라씨가 발굴에 관여했던 유적지들이 전부 날조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중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그가 81년 미야기현 자자라기(座散亂木)유적지와 84년 같은 현 바바단(馬場壇)A유적지에서 발견한 구석기.
일본 학계는 1946년 2만5000년 전의 구석기를 발견한 뒤 구석기의 시대구분을 후기(1만∼3만년 전)와 전기(3만년 전 이상)로 분류했다. 이후 일본에 과연 전기 구석기시대가 있었을 것인가가 20여년간 학계의 논쟁거리였다.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 후지무라씨가 자자라기와 바바단A유적지에서 발견한 구석기였다. 각각 4만2000년 전과 17만년 전의 지층에서 발견됐기 때문. 학계는 이를 근거로 현재는 구석기시대를 후기(1만∼3만년 전), 중기(3만∼13만년 전), 전기(13만년 전 이상)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고고학회에서는 이 두 곳도 날조된 흔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두 곳의 날조사실이 확인되면 20여년간 쌓아온 일본 전기구석기시대 연구는 근본부터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마이니치는 덧붙였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