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신문제작 '특급 작전'

  • 입력 2001년 9월 16일 18시 44분


11일 오전 9시경 미국 뉴욕의 세계적인 경제전문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사원들은 서둘러 본사 건물을 빠져나왔다. 맞은 편 세계무역센터 북쪽 건물에 비행기가 충돌, 화염에 쌓인 직후였다. 얼마 후 거대한 건물이 붕괴하면서 신문사로 통하는 도로는 끊겼다. 다음날 아침 독자들은 어김없이 배달된 월스트리트저널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뉴욕타임스는 14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신문을 비상 제작한 경위를 소개했다.

폴 스타이거 편집국장은 사건 직후 기자 전원에게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9시15분경 제임스 페네시에로 부국장은 간부들에겐 뉴욕시에서 남쪽으로 80여㎞ 떨어진 사우스 브룬스윅 편집지원사무소에 집결토록 지시하고 기자들은 집에서 기사를 송고하라고 e메일을 보냈다.

사우스 브룬스윅 사무소의 빌 고프리 기술팀장은 본사 건물 마비 소식을 듣고 즉시 컴퓨터 100대를 주문해 임시 편집국을 차리기 시작했다. 오후 1시경 브룬스윅 사무소에 도착한 페네시에로 부국장은 워싱턴 사무소와 연락을 취하며 집결한 간부들과 함께 다음날 신문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취재기자들은 시신이 널려있는 피로 물든 참사 현장에서 울먹이며 편집간부들에게 전화로 기사를 송고했다.

스타이거 편집국장은 바이런 칼라미 부국장 집에서 국장단 회의를 열고 1면 톱기사 제목을 논의했다. 진주만 폭격, 걸프전 발발에 이어 이 신문 역사상 세 번째로 신문 전면에 걸친 제목(통단 제목)으로 사상 최악의 테러 사건을 전하기로 했다.

뉴욕을 제외한 미 전역 17개 공장에서 인쇄에 들어가 평상시 발행부수인 180만부에 약간 모자라는 160만부를 제때 인쇄해 독자와 가두에 배포할 수 있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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