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위급 평화회담 일방 취소…자살 폭탄테러 보복일환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35분


분노한 팔人 “총에는 총으로”
분노한 팔人 “총에는 총으로”
이스라엘은 9일 발생한 3건의 폭탄테러를 이유로 이번주 팔레스타인측과 갖기로 했던 고위급 회담을 10일 취소했다. 또 이스라엘군 탱크는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자치구역을 향해 9일 밤 내내 보복 포격을 가해 팔레스타인 경찰관 1명이 숨졌다. 이로써 중동사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

9일 이스라엘 북부 휴양도시 나하리야 기차역에서 자살테러를 저지른 사람이 아랍계 이스라엘인으로 밝혀짐에 따라 1년을 맞이한 유혈사태는 새 국면에 접어들 조짐이다. 이스라엘 국적을 가진 아랍계 사람이 팔레스타인 편을 들어 자살테러를 감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 라디오는 9일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이스라엘인 4명을 숨지게 하고 36명을 다치게 한 뒤 폭사한 범인이 아랍계 이스라엘인 무하마드 후바이시(48)라고 전했다. 그간 자살테러범은 주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팔레스타인 청년이었으나 이번에는 이슬람 무장단체원으로 활동해온 아랍계 이스라엘인이 테러를 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국민은 경악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구 600만명 중 아랍계는 20%인 12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자치구역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을 동정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유혈사태가 터진 이후 13명의 아랍계 이스라엘인이 이슬람 무장단체와 연루됐거나 이스라엘측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10일 “이번 자살테러 배후에는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있다”며 이번주 갖기로 했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간의 회담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동을 순방중인 마구엘 앙헬 모라키노스 유럽연합(EU) 중동특사측은 회담은 예정대로 이집트의 홍해변 휴양지인 타바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달말 뉴욕에서 아라파트 수반과 만나 중재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달말 제56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할 계획이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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