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에이즈 백신 원숭이 실험 대성공

  • 입력 2001년 9월 7일 23시 35분


《원숭이 실험 결과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해 거의 완벽한 효과를 발휘한 백신이 임상 실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6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막된 ‘2001 에이즈 백신 회의’에서 미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노먼 레트빈 박사는 “새로 개발한 에이즈 백신을 접종받은 원숭이들이 치사량의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주입된 지 600일이 지난 현재까지 바이러스 감염증세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레트빈 박사는 “이 에이즈 백신은 HIV 유전자에 인체 면역세포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단백질 인터류킨2를 가미한 것으로 이 백신을 맞은 원숭이들은 몇 달 안에 죽을 치사량의 HIV를 주입받고도 1년반이 지난 현재 멀쩡하다”고 말했다. 반면 백신을 맞지 않은 채 치사량의 HIV가 주입된 원숭이들 가운데 87%에서에이즈가 발생했고 그 중 4분의 3이 죽었다는 것.

그는 “이 백신이 HIV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 들어갔다”면서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대규모 HIV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화까지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100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4일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선 에이즈 치료와 백신 연구를 주제로 한 360여건의 보고서들이 발표될 예정.

‘프라임 부스트’(Prime-boost)라는 에이즈 치료법도 이번 회의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1차 접종 뒤 몇 주 간격을 두고 잇따라 추가 접종을 실시해 에이즈에 대한 인체의 감시능력을 키우는 방법. 미 국립알레르기-감염성 질병연구소(NIAID)는 90개의 백신들이 임상실험 단계에 돌입했는데 이중 12∼15개는 ‘프라임 부스트’ 접근법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에이즈 백신 연구는 지난 20년 동안 의약계의 최대 과제였지만 최근에서야 성공 가능성을 발견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회의에서 소개될 각종 연구 성과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2002 회계연도에 에이즈 백신 연구를 위한 예산으로 3억5700만달러를 책정했는데 이는 국립보건원의 백신부문 예산의 6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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