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목사들 "고이즈미 신사참배 공동저지"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53분


“군국주의와 식민지정책 등 과거사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하는데도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를 참배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한국민은 물론 일본의 양심적인 세력들이 이를 반드시 저지해야 합니다.”

일본의 ‘기독교개혁파교회’ 간사장인 우루시자키 히데유키(漆崎英之·45·사진) 목사가 문정길 목사(71) 등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6일 방한했다.

우루시자키 목사는 3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교계와 학계 일반국민의 여론과 움직임을 파악하고 관련자료를 수집할 계획. 그는 이를 토대로 일본으로 돌아가면 정계 학계의 주요 인사들에게 한국의 강한 반발기류를 전하면서 신사 참배를 무산시키기 위한 여론형성에 나설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일본 개혁파교회는 이미 6월 오노 시즈오(小野靜雄) 대회의장 명의로 고이즈미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신사 참배 중지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서한은 총리의 신사 참배가 △일본헌법의 정교(政敎)분리규정에 위반되고 △전쟁과 군국주의에 대한 총리의 잘못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며 △아시아 각국과의 우호를 해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루시자키 목사는 “고이즈미 총리가 국내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사를 참배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경우 위헌 제소를 하는 등 2단계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내 극우세력들의 협박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개혁파교회의 한국정신대문제 책임간사로 활동하는 등 ‘역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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