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봉기 후세인이 지원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38분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무장봉기)의 실질적 배후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충돌이 계속된 지난 10개월 동안 후세인 대통령이 인티파다 과정에서 피해를 본 팔레스타인인들을 격려하고 지원해왔다고 영국 BBC 방송이 6일 보도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대리인’들은 사망자 유족을 방문해 ‘후세인 대통령의 성의’라며 거금을 내놓고 있다는 것. 시위 도중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아들이 사망한 한 가정은 1만달러를 받았다. 시위 도중 부상한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500∼1000달러의 선물을 받았다. 부상이 심할수록 선물액수는 높아진다고 한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 10개월간 600만달러 이상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인 역할은 이라크 집권 바스당의 분파인 아랍해방전선이 해왔다.

아랍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에 수십억달러를 지원했다지만 팔레스타인 민중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후세인 대통령의 선물 공세가 갖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민중 사이에 “후세인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이라크 국민처럼 대한다”는 말이 번지고 있다는 것. 시위 때 후세인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와 이라크 국기가 등장하는 횟수도 점점 늘어간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이라크 정치를 가르치는 오프라 베뇨 교수는 “대중적 인기와 정치적 위상 강화를 동시에 노린 후세인 대통령의 계산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후세인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민중의 지원자로 부상하면서 아랍권 내에서 그의 발언권도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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