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타협…경질위기 넘겨

  • 입력 2001년 8월 2일 18시 42분


일본의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인사 지시를 받아들임으로써 경질 위기는 일단 넘긴 것으로 보인다.

다나카 외상은 2일 밤 총리 관저를 방문해 총리의 지시대로 외무성 차관 등 고위급 인사를 하겠다고 보고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외무성 기밀비 유용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야나이 준지(柳井純二) 주미대사를 비롯한 전현직 차관 4명을 경질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1일 다나카 외상에게 두 차례나 인사 이행 지시를 내렸지만 다나카 외상은 이를 거부하고 버텼다. 다나카 외상은 야나이 대사만큼은 절대 바꿀 수 없다고 ‘항명’을 해 자민당과 내각 일부에서는 외상 교체 주장도 나왔다.

AFP통신은 다나카 외상이 2일 저녁 총리 측근과 만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방일하는 10월까지는 야나이 대사가 주미대사직을 유지한다는 약속을 받고 총리의 인사 지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NHK방송 등을 인용해 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다나카 외상은 적어도 ‘10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대사를 바꿀 수는 없다’는 소신만큼은 지켜낸 셈이 된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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