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검찰 "와히드 직접 조사"…부패 해명차원 조사 될듯

  • 입력 2001년 5월 6일 18시 44분


인도네시아 검찰은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의 부패 혐의를 직접 조사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검찰총장은 이날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대통령궁이나 검찰청사에서 대통령을 조사할 것”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은 혐의자라기보다는 인도네시아 국민으로서 조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와히드 대통령이 조달청 공금횡령 및 브루나이 기부금 증발사건과 관련해 범죄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규명하기보다는 와히드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해명 차원의 조사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와히드 대통령은 그간 아무런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1, 2차에 걸친 국회의 해명 요구서 발부는 자신을 내몰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며 반발해왔다.

한편 와히드 대통령은 정적들과 정면 대결해온 방침에서 후퇴해 타협을 위한 첫 조치로 1월 이후 비어있던 대법원장에 자신이 거부해온 인물을 5일 낙점했다.

와히드 대통령은 국회가 대법원장으로 추천해온 파드자자란 대학의 바기르 마난 법학교수가 수하르토 정권에 협력한 인물이라며 반대해오다 돌연 그를 임명했다.

그는 또 이날 족자카르타 북부 이슬람학교에서 열린 금요기도회에서 “헌법에 규정된 인사권과 정책결정권이 보장된다면 반대파와 타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와히드 정권의 자구안이 실효성을 얻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슬람 단체 이크와눌 무슬리민(IM)의 하빕 후세인 알합시 의장은 국회가 지난달 30일 2차 해명요구서를 발부한 상황에서 와히드가 국가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라고 최근 권고했다. 인도네시아 최고자문위원회(DPA)도 2월초 국회가 1차 해명요구서를 발부했을 당시 와히드 대통령이 DPA의 자문을 무시했으므로 DPA는 2차 해명 요구서와 관련해 아무런 자문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외신종합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