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기 美 조사 허용' 이후 양국 해법

  • 입력 2001년 4월 30일 18시 36분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사고(4월1일) 이후 만 1개월만에 미 정찰기에 대한 미국측의 조사가 이뤄진다.

조지프 프루허 주중 미대사는 “충돌사고후 중국 하이난(海南)섬에 억류돼 있는 미국 정찰기 EP3에 대한 미 조사팀이 1일 오전 도착한다”면서 “미국이 정찰기를 반환받는 첫단계 작업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30일 말했다. 그러나 양측이 주장하는 ‘해법’의 차이가 여전히 큰 상태여서 사태해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딕 체니 부통령은 29일 “중국이 미국측의 정찰기 조사를 허용한 사실 자체는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특히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강경한 대 중국 발언으로 양국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이 이번 조치를 취한 것을 일단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실종된 중국 전투기와 조종사에 대한 중국측의 배상 요구 등에 관해선 응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방침.

체니 부통령은 “우리는 정찰기를 중국 영토밖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소요되는 수송비용은 모두 부담하겠지만 중국이 요구하는 보상문제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8000만달러가 나가는 정찰기를 중국이 즉각 반환하고, 이번 사고를 일으킨 책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30일 미국측에 조사를 허용했다고 보도했으나 반환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인민일보는 “미국이 중국에 지불을 고려하기로 합의했으며 금액과 자세한 내용은 추후 협상키로 했다”고 전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29일 칭화(淸華)대 개교 90주년 기념식에서 20세기초 중국 문인 주쯔칭(朱自淸)이 남긴 말을 따서 ‘굶어죽을지언정 미국의 구제식량은 받지 않는다’고 말해 정찰기 충돌사고 처리에 국가적 체면을 걸었음을 시사했다고 홍콩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은 정찰기의 정보수집 체계에 대한 조사를 이미 마친 것으로 미국측은 보고 있으며정찰기 조종사들이 파괴하지 못한 상당수의 정보가 중국측에 넘어갔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베이징〓한기흥·이종환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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