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정권도 '밀실정치' 산물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41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 탄생의 막후에는 일본의 전형적인 ‘밀실 정치’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도쿄 신문에 따르면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와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 등 ‘3인방’은 16일 밤 도쿄 긴자(銀座)의 한 요릿집에서 밀실 회담을 가졌다.

약 2시간40분간에 걸친 이날 모임의 주 의제는 24일 있을 자민당 총재 선거. 대화는 에토 가메이파의 상임 최고 고문인 나카소네 전 총리가 이끌었다. 그는 고이즈미 후보의 승리를 정확히 내다보고 있었다.

“모리군, 둘이서 (고이즈미를) 지켜 나가세. 이시하라군, 자네도 함께 하지 않으면 안돼.”(나카소네)

그는 또 국가 기본 전략을 검토할 ‘국가전략회의’ 발족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모리 총리와 이시하라 지사의 동의를 받아냈다.

이날 요릿집 회담에서 모리 총리는 나카소네 전 총리에게 고이즈미 후보와의 면담 주선을 약속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자민당 총재 예비선거가 진행중이던 22일 고이즈미 후보와 만나 총리 직선제 실현 등에 합의했다. 밀실 회담에서 나카소네 전 총리가 제의했던 국가전략회의 발족은 에토 가메이파와 고이즈미 진영이 23일의 정책 협의에서 구조 개혁 추진을 위한 ‘국가전략본부’ 설치 합의로 구체화됐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