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총재 선거 D-4]하시모토 독주에 고이즈미 맹추격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55분


‘하시모토냐, 고이즈미냐.’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전은 선거(24일)를 닷새 앞둔 19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총리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전 후생상이 맹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당초 총리 경력의 하시모토 후보의 승리가 유망했다. 그러나 대중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고이즈미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나머지 두 후보인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정책조사회장, 아소 다로(麻生太郞)경제재정상은 지지도가 한참 떨어진다. 자민당 신임총재는 26일 중의원 참의원 양원 선거를 통해 총리에 오른다.

▽총재선거〓자민당 소속 중 참의원 346명,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의 당원 대표(각 3명) 141명 등 총 487명 가운데 과반수 지지로 총재에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벌인다.

도도부현 당원 대표는 지역별 예비선거에서 1위를 한 후보에게 3표를 모두 주거나 1위에 2표, 2위에 한 표를 배정한다. 23일 각 도도부현 예비선거결과가 발표되면 총재선거의 윤곽이 확실해진다.

▽돌풍과 한계〓지방 예비선거에서는 고이즈미 후보가 과반수를 얻을 것이 확실시된다. 참신한 이미지와 개혁성향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또 파벌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탈파벌 선언’도 지지층을 넓혔다. 당내 파벌정치에 식상한 당원들의 호응이 큰 것이다.

그러나 고이즈미 후보가 지방 예비선거에서 승리해도 중앙 무대에서는 벽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중 참의원 346명 지지분포를 보면 하시모토 후보에 뒤지기 때문. 하시모토 후보는 하시모토파(101명) 호리우치파(44명)의 지지를 얻고 있다. 또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로 가게 되면 에토 가메이파(55명)가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예비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고이즈미 후보는 “예비선거에서 나타날 당원의 뜻이 존중돼야 한다”며 하시모토 후보에게 예비선거 2위시 사퇴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하시모토 후보는 “총재는 일반당원과 국회의원이 함께 뽑는 것”이라며 예비선거 결과 지더라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전 없는 공약〓외교 국제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은 없으며 보수우익성향이 강한 당원과 의원의 표를 의식해 우경화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 역사왜곡 교과서에 대해 후보 전원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며 총리 당선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공식참배하겠다고 모두 공언했다. 재일동포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모두 부정적이다.

발등의 불인 경제대책에 대해 고이즈미 후보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하시모토 등 다른 후보는 공적자금투입을 통한 경기부양 등 단기처방을 주장하고 있다.

▽연립정권 향방〓연립정부에 참여중인 공명당은 고이즈미 후보가 당선되면 연정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고이즈미 후보의 경제정책과 야스쿠니신사 공식 참배 선언이 당의 견해와 다르기 때문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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