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후보 "야스쿠니신사 공식참배"

  • 입력 2001년 4월 17일 18시 50분


24일 치러지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는 사실상 총리를 뽑는 선거다.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사람이 26일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되기 때문이다. 총재 선거를 일주일 앞둔 17일 4명의 후보는 야스쿠니(靖國)신사 공식참배를 공언하는 등 막판 득표전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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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매체는 후생상을 지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후보가 예상외의 선전을 하면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 총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시모토 후보가 자민당 의원(346명)의 40% 이상을 확보해 가장 유력하나 대중적 기반이 두터운 고이즈미 후보가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어 2강 구도가 예상된다는 것.

후보 4명은 17일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참배하는 문제에 관해 찬성의 뜻을 밝혔다. 우경화된 사회 분위기를 의식해 표를 더 얻고자 인기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인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정조회장은 17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참배해 왔으므로 (총리가 돼도) 참배하겠다”고 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경제재정상도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을 최고의 영예로 대우하지 못하게 막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며 참배의사를 밝혔다. 고이즈미 전 후생상도 “참배를 안하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라며 총리가 되면 공식참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하시모토 전 총리의 표밭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유족회를 공략하기 위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유족회는 전쟁희생자유족 104만여명을 대표하는 단체다.

하시모토 전 총리는 “나는 참배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서도 ‘소동’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총리 재직 때인 96년 7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적이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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