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함 배치땐 대만안보 위협"…美타임지 보도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37분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을 대만에 판매하는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대결하고 있는 가운데 이지스함 판매가 대만 안보를 결과적으로 해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4월2일자에서 “미국이 대만에 이지스함을 판매하면 대만의 안보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판매 명분은 중국의 공격 위협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한다는 것. 그러나 이지스구축함을 대만이 보유하게 되면 중국이 대응책으로 군비를 증강할 것이고 결국 양측간의 군사 대결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이 대만에 이지스함을 판매하면 중국은 군비 증강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이 이지스함의 대만 배치 문제에 대해 서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지스함이 미국이 추진 중인 전역미사일방어(TMD) 체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지스(Aegis)는 원래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신의 방패를 뜻하지만 군사 용어로는 수색 탐지 정보처리 공격 등 각종 전투 방어기능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레이더 추적범위와 미사일 사거리는 수백㎞에 이르며 인공위성과 연결된 레이더를 통해 적 항공기나 미사일 등 1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또 대함(對艦), 대공(對空), 대잠(對潛) 임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이지스시스템을 갖춘 전함 한 척의 건조비는 약 1조원. 한 척만으로도 웬만한 나라의 해군 전력에 맞먹는 막강한 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지스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일본뿐. 한국 해군은 2010년까지 이지스시스템을 갖춘 전함을 독자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강력한 위력을 갖춘 이지스함이 폭 160㎞에 불과한 대만 해협에 배치되면 중국이 해안지역에 배치한 300여기의 미사일과 전투기, 잠수함의 위력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중국이 한사코 이지스구축함의 대만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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