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전자주민증사업수주 ‘세일즈외교의 승리’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35분


현대정보기술이 베네수엘라의 전자주민증 사업권을 따내기까지는 한 현직 외교관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3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시스템통합(SI)사업인 이번 프로젝트 수주의 숨은 공로자는 4년간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은 장동철(張東哲·54·사진) 주 베네수엘라 대사.

입찰을 지휘한 현대정보기술 안태훈이사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장대사의 노력이 없었으면 세계적인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대사가 처음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외교부 중남미국장으로 재직중이던 96년. 베네수엘라 정부가 전자주민증 사업을 국제 입찰에 부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해 이를 국내에 알리고 입찰 참여를 독려했다. 사업권은 이후 독일 지멘스사가 따냈으나 낙찰과정의 부패혐의로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거쳤다.

99년 3월 베네수엘라 대사로 부임한 장대사는 가장 먼저 이 프로젝트의 재개여부를 타진, 국내 기업의 사업권 획득을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섰다.

현대정보기술을 통해 현지 정부에 사업추진 노하우를 제공하고 주민등록 전산망의 보안 및 안보에 관한 한 한국의 기술이 최고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득했다.그는 “베네수엘라인들이 한국 기술로 만든 전자주민증을 사용한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뿌듯하다”며 “남미의 인접국가들도 비슷한 사업을 추진중이므로 한국 정보기술 산업의 잇단 남미진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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