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이 꿈틀댄다…작년부터 저주파 지진 급증

  • 입력 2001년 1월 26일 18시 28분


일본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후지(富士)산이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저주파 지진이 급증해 이러다 분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주파 지진은 진동 횟수가 보통 지진의 10분의 1정도로 적은 지진. 발생경위는 확실하지 않지만 분화 전후에 발생하는 예가 많다. 전문가들은 심층부에 있는 마그마가 활동을 시작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화산분화예측 연락회는 내달 5일 정례회의에서 후지산 분화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기로 했다. 74년 연락회의가 설치된 이후 후지산의 분화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기상청 조사에 따르면 후지산 일대에 발생한 저주파지진의 진원지는 지하 10∼12㎞. 작년 9월 이후 급증해 10월 133회, 11월 222회, 12월 144회가 관측됐다. 그 이전에는 매달 10여 차례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마그마의 상승이나 지각변동은 관측되지 않고 있어 당장 분화할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화산분화예측 연락회는 방재전문가와 가진 합동 회의에서 “확실한 방재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다 요시아키(井田喜明·도쿄대 지진연구소 교수)회장은 “심층부에서 마그마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 분화를 상정한 작업반 설치 문제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락회의의 작업반은 △가능성이 큰 분화 방식 △관측체제의 이상 유무 △과거 분화활동 등에 관해 조사할 계획이다. 후지산은 781년 이후 1707년까지 10차례 분화한 기록이 남아 있다. 후지산 일대의 지방자치단체들 중 재해예측도를 만들거나 방재계획을 세워 둔 곳은 없다. 그러나 지난해 우스(有珠)산과 미야케지마(三宅島)가 분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야마나시(山梨)현은 시즈오카(靜岡)현 및 국토교통성의 도움을 받아 재해예측도를 만들 예정이다. 또 6월에는 후지산 분화를 상정한 첫 피난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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