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통령 취임식 표정]부시부자 선서순간 감격의 눈시울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32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일 낮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 리무진을 타고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따라 거리 퍼레이드를 벌이며 백악관에 입성했다.

▼축하연 8곳참석 답례▼

○…부시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오전 로라 여사와 함께 대통령 취임일의 전통에 따라 백악관에서 한 블록 떨어진 성요한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부시 당선자 부부는 이어 백악관에 들러 물러나는 빌 클린턴 대통령, 대선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앨 고어 부통령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잠시 담소를 나눴다.

○…취임식장에 도착한 부시 당선자는 낮 12시경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 앞에서 로라 여사와 두 딸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했다. 관례에 따라 21발의 축포가 터지며 부시 대통령의 공식 취임을 알렸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선서를 하는 순간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아버지에 이어 대통령에 오른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운 듯 두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12년 만에 자신에 이어 대통령에 취임하는 아들을 자랑스럽게 지켜보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감격에 겨운 듯 아들이 취임 선서를 하는 순간 흐르는 눈물을 조용히 훔쳤다. 부시 대통령 부부는 취임식장에서 백악관까지의 퍼레이드 도중 환호 인파에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하지만 전임 대통령들이 했던 것처럼 차에서 내려 군중과 악수를 하는 모습을 연출하지는 않았다.

○…공식적인 취임행사를 끝낸 부시 대통령 부부는 오후 내내 시내 곳곳에서 열린 8차례의 축하연에 참석해 자신을 지지해준 데 대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춤 실력이 좋지 않기로 유명한 부시 대통령은 “나는 춤에 별로 소질이 없으며 미국에서 나보다 춤을 못 추는 사람은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유일할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경찰, 일부 시위대 체포▼

○…이날 취임식장인 국회의사당 주변과 퍼레이드가 열린 펜실베이니아 거리 주변에는 축하 시민들뿐만 아니라 시위대도 대거 몰려 북적거렸다. 취임식이 열리는 동안 취임식장에서 몇 구역 떨어진 도로에서는 시위구역을 벗어나려는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일부 시위자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낙태론자와 낙태반대론자, 동성애 옹호자, 지구화 반대론자 등 서로 이질적인 집단들로 뒤섞였다. 일부 과격파들은 행진하는 퍼레이드 차량을 향해 달걀이나 테니스공을 던지기도 했다.

<신치영기자·외신 종합 연합>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