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플로리다주 재투표 논란을 빚은 팜비치 카운티의 ‘나비형 투표지’를 도안한 민주당 소속 선거감독관 테레사 르포르(45)가 21일 ABC방송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나와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시력이 약한 노년 유권자를 위해 활자를 키우느라고 투표용지를 두 쪽으로 만든 것이 생각지도 못한 혼란을 일으키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투표용지 디자인으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찍으려던 유권자들이 팻 뷰캐넌 개혁당 후보를 찍게 됐다며 비난하는 이들로부터 갖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죽이겠다는 협박 때문에 경찰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증오한다는 메일은 지금도 받고 있고요. 자살하라는 메일도 있었습니다.”
11월7일 투표일 이후 그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만 25건. 그는 자신이 ‘비밀 공화당원’으로 일부러 나비형 용지를 만들었다는 비난도 받았다며 민주당 탈당을 고려 중이라고 털어놓았다.그는 고어 후보가 나비형 용지 때문에 패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누가 알 수 있겠는가”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선출직인 선거감독관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으며 2004년 선거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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