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회담 이틀째]5만여명 도심 격렬시위

  • 입력 2000년 12월 8일 18시 33분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니스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열린 7, 8일 돌멩이와 병이 난무하고 최루가스 냄새가 진동하는 등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11월 미국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무산시켰던 시위를 방불케 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5만여명의 시위대는 7일에 이어 8일에도 시내 곳곳을 누비며 시위를 벌였다. 회담장인 아크로폴리스센터 주변 일대는 경찰과 헌병 수천명이 배치돼 바리케이드를 치고 통제해 인적이 드물었다. 행사장 주변 상가는 대부분 철시했다. 한 택시기사는 “니스 주민들은 시위대가 몰려온다는 소식에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떠났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유럽노조연맹(CES)과 반(反)세계화 단체 회원을 비롯해 환경보호주의자, 바스크 분리주의자, 코르시카 민족주의자, 무정부주의자 등 다양한 단체 구성원들로 7일 밤을 니스 기차역과 주변 도시에서 보내고 8일 다시 집결했다.

이들은 7일 회담 개막 한 시간 전부터 ‘연방형태 유럽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내 곳곳을 몰려다니다 각국 정상이 회담장인 아크로폴리스센터에 들어갈 무렵 돌과 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내 상가 10여채의 진열장이 부서지고 파리국립은행(BNP) 지점과 몇몇 관공서 건물이 불에 탔다. 일부 사무실 기물이 약탈당하기도 했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400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 경찰 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시위대 45명이 체포됐다.

<니스〓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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