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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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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실시된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 옛 공산당 출신의 이온 일리에스쿠 전 대통령(70)이 37.9%, 극우주의자인 바딜 투도르 상원의원(51)이 27.3%를 득표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두 사람 모두 과반수 확보에 실패해 다음달 10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이번 선거에는 일리에스쿠 전대통령을 비롯해 모두 12명이 출마했으나 루마니아의 개혁을 주장해온 좌파 민주계는 선거에 불참했다.
같은 날 치러진 총선에서는 일리에스쿠 전대통령이 이끄는 루마니아사회민주당(PDSR)과 투도르 의원의 대루마니아당(PRM)이 각각 38.4%와 22.8%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다표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야당 PDSR는 집권을 위해 다른 소수당과의 연정 구성이 불가피하게 돼 가뜩이나 불안한 루마니아 정국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결선투표에서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일리에스쿠 전대통령은 옛 공산정권 하에서 각료를 지냈으며 1989년 차우셰스쿠정권 붕괴 후 개혁세력으로 변신해 1990년부터 6년간 대통령을 지냈던 인물.
그러나 이 기간 중 헝가리와 불가리아 등은 시장경제와 서구민주주의체제로의 전환에 성공한 반면 루마니아는 공산주의자와 국수주의자의 반발로 개혁이 좌절되면서 ―0.3%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유럽의 극빈국으로 주저앉았다. 연간 14만명의 어린이가 납치돼 인근 국가로 팔려나고 있으며 국민 3명 중 1명이 극빈자로 분류될 정도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공산정권 이후 팽배한 부패척결과 경제개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루마니아인들을 짓누르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