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최종발표 이후]당락확정-재연장전 갈림길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24분


이번엔 정말 미국의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될까.

미국 대선(7일) 실시 후 20일이 지나도록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은 초유의 사태에 지친 미국 유권자들은 26일 저녁(한국시간 27일 오전) 발표되는 플로리다주의 최종 개표결과를 통해 과연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될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선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267명,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246명을 확보한 상태이므로 플로리다(선거인단 25명)주의 승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따라서 1차 관심사는 누가 플로리다에서 이길 것인지에 모아진다. 공식적으론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에게 930표 앞섰지만 수작업 재검표에서 고어 후보가 꾸준히 추가 득표, 표차가 500표 이내로 좁혀진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은 대체로 부시 후보가 간발의 차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으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누구도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다.

만일 부시 후보가 이길 경우 그는 백악관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플로리다주에서 지더라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법정 다툼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고어 후보의 명분이 크게 약해진데다 여론도 부시 후보 쪽으로 기울 공산이 크기 때문.

반면 고어 후보가 수작업 재검표에서 역전승을 거둔다면 공화당은 민주당 요구에 따른 수작업 재검표로 인해 표를 도둑맞았다며 강력히 반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 경우 12월12일까지 선거인단이 확정되지 못하면 주 의회에서 선거인단을 선출하도록 돼 있는 규정이 남은 변수. 플로리다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논란이 있는 개표결과를 무시하고 주 의회를 통해 부시 후보의 승리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검표 인정 문제와 관련해 연방대법원이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연방대법원이 수작업 재검표를 합법적으로 인정하면 고어 후보는 설령 플로리다주 최종 개표에서 지더라도 수작업 재검표를 중도에 포기한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계속 진행할 힘을 얻게 된다. 반면 연방대법원이 수작업 재검표를 인정하지 않으면 1차 개표에서 앞선 부시 후보의 당선이 그대로 확정된다.

따라서 차기 대통령 당선자의 확정은 결국 연방대법원이 양당의 잇단 송사를 최종적으로 정리할 다음달 초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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