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덩치만 크고 비효율적인 군대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대규모 병력감축 이유를 밝혔다. 병력감축 대상에는 현재 120만명의 국방부 소속 정규군뿐만 아니라 내무군과 국경경비대 등 현재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300만명의 전체 병력이 모두 포함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체첸전 같은 국지전에 대비해 기동성과 전투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해 앞으로 핵 전력보다 재래식 군사력에 비중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6000여기의 핵탄두를 1500여기까지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안보회의 블라디미르 포타포프 부서기는 러시아가 올해 초 “국가안보가 위협을 받을 경우 핵무기를 선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 새로운 안보독트린과 군사독트린을 채택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러시아가 여전히 강력한 핵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회의는 70억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을 장비의 현대화와 보수에 주로 쓰고 당분간 신무기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러시아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집권 당시부터 군개혁을 논의해 왔으나 그동안 병력감축에 드는 비용문제와 군개혁 방향을 놓고 국방부와 총참모본부가 이견을 보여 최종결정이 늦춰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