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5년내 60만명 줄인다…안보회의 개혁안 확정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8시 57분


러시아가 대규모 병력 감축과 재래식 군사력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군개혁안을 확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일 안보회의를 마친 뒤 “앞으로 5년 동안 13만명의 군속을 포함해 모두 60만명의 병력을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덩치만 크고 비효율적인 군대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대규모 병력감축 이유를 밝혔다. 병력감축 대상에는 현재 120만명의 국방부 소속 정규군뿐만 아니라 내무군과 국경경비대 등 현재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300만명의 전체 병력이 모두 포함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체첸전 같은 국지전에 대비해 기동성과 전투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해 앞으로 핵 전력보다 재래식 군사력에 비중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6000여기의 핵탄두를 1500여기까지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안보회의 블라디미르 포타포프 부서기는 러시아가 올해 초 “국가안보가 위협을 받을 경우 핵무기를 선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 새로운 안보독트린과 군사독트린을 채택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러시아가 여전히 강력한 핵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회의는 70억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을 장비의 현대화와 보수에 주로 쓰고 당분간 신무기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러시아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집권 당시부터 군개혁을 논의해 왔으나 그동안 병력감축에 드는 비용문제와 군개혁 방향을 놓고 국방부와 총참모본부가 이견을 보여 최종결정이 늦춰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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