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부시 차기 내각진용 발표"

  • 입력 2000년 11월 10일 05시 54분


미국 플로리다주 재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조지 W. 부시 공화당후보는 이르면 9일 중 제43대 대통령 당선을 선언하고 차기 내각진용 일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오스틴 아메리칸-스테이츠맨지가 9일 보도했다.

텍사스 주도 오스틴의 유력지인 오스틴지는 부시 선거본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정권인수팀장에 딕 체니(59) 부통령 후보(전 국방장관), 차기 국무장관에 걸프전 영웅 콜린 파월(63) 전 합참의장, 백악관비서실장에 앤디 카드(53) 전 교통부장관을 내정하고 빠르면 9일 중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체니, 파월 및 카드는 모두 부시 후보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보좌한 적이 있다.

이런 조치는 부시 후보의 당선 낙관에도 불구하고 앨 고어 민주당 후보 진영과 지지자들이 플로리다주 재개표에 이어 일부 카운티(군)의 재투표까지 거론하는 등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식통은 부시 참모들이 부시의 당선을 인정하는 쪽으로 여론이 유리한 국면에 있을 때 신속하게 대통령 당선 선언과 내각 발표로 백악관 입성 주도권을 선점하는 게 향후 사태전개과정에서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거본부 관계자는 "플로리다주 재개표로 부시-고어 간의 득표차가 줄 수는 있으나 승패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당선선포와 각료발표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부시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로 예정된 플로리다주 재개표 결과발표 직후 당선 선언과 일부 핵심각료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스틴지는 부시 진영의 한 측근이 민주당측이 플로리다의 개표결과를 뒤집기위해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며 공화당지지자들에게 맞대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지난 7일 부시 당선을 예상하고 오스틴 시내 주의사당 앞 도로에 설치된 축제장과 프레스센터, 카메라플랫폼이 해체돼 부시의 당선이 확정되더라도 대규모 축하행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행사준비관계자는 "부시가 플로리다 재개표에서 이겨도 국민정서를 감안할때 대규모 축하행사를 다시 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미텍사스주> 권오연특파원] coowon@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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