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우주정거장 시대' 열린다…소유즈호 발사 성공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9시 04분


‘21세기 우주정복’의 꿈을 이뤄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처음으로 상주할 3명의 승무원이 우주로 출발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53분(한국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카노르 우주기지. 선장인 미국인 윌리엄 셰퍼드와 러시아인 승무원 유리 기드젠코, 세르게이 크리칼로프를 태운 러시아의 우주선 소유즈 로켓이 불꽃을 토하며 가가린 발사대를 벗어나 우주로 향했다.

대기권에 진입한 소유즈 로켓은 우주를 돌다가 2일 지상에서 368㎞떨어진 궤도에서 ISS와 도킹할 예정. 우주비행사들은 ISS에 들어가자마자 동력을 올리고 내부를 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에 나선다. 이들은 내년 2월 교체 승무원들이 미국의 우주왕복선을 타고 올 때까지 117일 동안 우주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공간서 117일간 임무수행▼

▽ISS란〓미국 러시아 캐나다 일본과 유럽 11개국 등 모두 16개국이 공동으로 600억 달러(약 66조원)를 들여 건설중인 우주정거장. 2005년 완성되면 6, 7명의 과학자들이 팀을 이뤄 몇개월씩 머무르며 생물학 의학 정밀소재 분야의 실험을 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우주선 제조공장과 우주선 발사기지로도 이용될 예정. 완성되면 무게 460t, 본체의 길이만 100m가 넘는다. 전체 규모가 미식축구장 만한 크기로 기존의 ‘미르’호보다 10배나 더 크고 최대 15명이 탑승할 수 있게 된다. 52개의 대형컴퓨터로 운영되는 우주정거장의 수명은 최소 10년으로 설계됐다.

▼16개국 2005년 완성목표 추진▼

▽ISS완성 과정〓98년 11월 러시아의 첫번째 모듈(우주선의 구성단위)인 ‘자르야’가 발사된 뒤 미국의 유니티 등이 추가로 발사돼 우주공간에서 조립됐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왕복선과 무인우주선이 3차례 발사돼 조립과 정비를 했으며 각종 기구와 생필품을 내부에 날라 승무원들이 살 수 있는 여건을 갖춰 놓았다. 앞으로도 최소한 40여 차례 더 우주왕복선이 발사돼야 정거장이 최종 완성된다. 러시아의 자금사정으로 작업이 지연돼 왔다. 러시아 항공우주국(RAA)은 로켓에 광고를 싣거나 미국의 벤처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번에 발사된 소유즈 로켓에는 미국의 드림 타임(Dream Time)사의 로고가, 7월 즈베즈다 모듈을 실은 프로톤 로켓에는 피자헛 광고가 붙어 있다.

▼한국 기술개발 참여 적극 모색▼

▽ISS 내부와 구조〓ISS는 현재 3개의 모듈로 구성돼 있다. 이중 즈베즈다는 ISS의 핵심부. 궤도 유지와 전기 컴퓨터 통신 등을 통제하는 사령탑일 뿐만 아니라 침실 목욕탕 주방 냉장고 러닝머신까지 갖춘 생활공간이다. 태양전지판과 통신안테나를 싣고 있는 자르야는 연료탱크와 지구와의 교신 역할을 맡고 유니티는 화물칸이다.

▽한국의 참여〓한국이 우주정거장 내에서 우주의 광선을 연구하는 내용의 악세스(ACCESS) 지원모듈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으로 관련기술을 ISS참가국들이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 어떤 방식으로든 꼭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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