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유고지원 착수…대규모 긴급원조

  • 입력 2000년 10월 13일 19시 18분


서방의 대(對)유고 지원이 쏟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유고의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신임대통령 체제를 지원하기 위해 상당 규모의 원조를 제공키로 하고 미국도 고위급 특사를 파견키로 했다.

그러나 코슈투니차 대통령이 정권인수 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등 유고 내부사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유고 지원나선 서방〓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2일 “98년 세르비아에 대해 취해진 무역과 금융 분야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미 국무부와 재무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유고에 대한 원유금수 조치와 비행금지 조치도 즉각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유고의 새로운 정치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지원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15개 회원국 정상에게 유고에 대한 대규모 긴급원조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프로디 위원장은 “세르비아를 위해 매우 실질적인 규모의 원조안을 제안하겠다”고 설명했다. 프로디 위원장은 원조의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의약품 식량 연료 등 유고가 올 겨울을 나는데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품을 수일 내에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원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서방측과 코슈투니차 대통령의 접촉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EU 회원국 정상은 정상회담 폐막일인 14일 코슈투니차 유고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며 줄리아노 아마토 이탈리아 총리는 유고 시민혁명 이후 외국 국가정상으로는 처음으로 12일 베오그라드를 방문해 코슈투니차 대통령과 회담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유고에 대한 제재조치 해제를 지시한 뒤 미국의 짐 오브라이언 발칸 특사가 유고를 방문, 코슈투니차 대통령과 회담했다.

▽진통겪는 정권이양 과정〓취임 6일째를 맞은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12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대통령의 지지자가 권력탈환을 꾀하는 한편 자신의 제휴세력도 균열을 보이고 있어 정부구성이 순탄치 않다고 시사했다.

조각작업을 벌이고 있는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이날 발간된 미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표면 위에서는 평화스럽고 민주적으로 권력이 이양되고 있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제어되지 않은 화산 같은 것이 있다”며 “적들뿐만 아니라 친구들까지도 대통령의 권위를 손상하려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베오그라드의 B2―92 방송은 코슈투니차 대통령이 밀로셰비치 전대통령 세력의 저항으로 정권 인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