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사 2명 피살 화해무드 찬물"…이-팔 군사회담 불투명

  • 입력 2000년 10월 13일 00시 13분


12일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서 이스라엘군 병사로 추정되는 2명이 팔레스타인 군중들에게 참혹하게 피살됐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 사건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중재외교’ 끝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미국 ‘3자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라는 돌파구를 마련한 직후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모든 책임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해 고위급 군사회담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스라엘 병사 4명이 부주의로 방향을 잃고 라말라에 진입했다가 도심의 경찰서 부근에서 성난 주민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억류된 4명 가운데 2명은 경찰서 밖에서 살해된 뒤 불태워졌다고 전했다. 현재 나머지 2명의 상태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경찰이 개입하려 했으나 성난 군중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라말라 사건이 발생한 직후 아난 총장은 “자치 라말라 지역에서 혐오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하면서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아난 총장은 ‘중재 외교’ 끝에 12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미국의 고위급 보안관리들은 사태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곧 고위급 군사회담을 갖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도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3자 회담을 주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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