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밀레니엄회의]金대통령, 美에 4자회담 제의

  • 입력 2000년 9월 7일 17시 52분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제의했다.

김대통령은 클린턴대통령에게 남한과 북한이 먼저 합의하고 이를 미국과 중국이 지지하는 '2+2방식'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클린턴대통령은 공감을 표시하고 남북한이 먼저 합의하는 바탕 위에서 이를 추진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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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앞으로도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일관되게 공조를 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클린턴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전되고 있는 남북교류협력에 대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미국방문 취소사태와 관련,이번 일이 남북간은 물론 북-미간 관계개선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하고 조기수습에 최선을 다해 나가기로 했다.

또 김대통령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이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의 원만한 합의에 의해 마무리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과 한-중정상회담을 갖고 김영남상임위원장의 사건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 사건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협조해준 중국의 노력에 대해 사의(謝意)를 표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했다.장주석은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것을 아주 기쁜 마음으로 보고 있다"면서 "남북 양측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상봉 등 기적같은 상황이 일어난 것은 남북한 당사자의 노력은 물론 유엔과 전세계 지도자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의 결과"라며 "끊임없는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회의 개막식에서 김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축하한다"며 "남북의 화해협력에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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