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년만에 최고치…두바이油 30.02달러

  • 입력 2000년 9월 5일 23시 53분


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가 유가 안정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4일 영국 런던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 유가가 90년 걸프전이후 최고로 치솟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날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1일보다 배럴당 55센트가 오른 35.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 도입 원유의 주종인 두바이유도 11월 인도분이 4일 배럴당 30.02달러를 기록, 걸프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기록한 올 최고치(28.93달러)를 1.9달러, 연중 최저치인 20.68달러(4월10일)를 10달러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인 알리 로드리게스 OPEC의장은 이날 “OPEC 각료회의에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산을 시사하는 이같은 발언도 유가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OPEC의 유가밴드제 합의에 따라 하루 50만배럴 정도의 증산이 확실시되지만 유가 안정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각료회의에서 회원국에게 하루 50만 배럴 이상 증산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가들은 OPEC가 빈 회의에서 원유 증산에 합의하더라도 올 겨울 원유 공급부족을 예방하기에는 이미 늦었으며 25달러 미만으로 안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OPEC의 고유가 정책은 석유시대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고 야마니 전 사우디 아라비아석유장관이 5일 경고했다.

야마니 전장관은 “OPEC가 작년에 유가를 억제하지 않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유가는 내년 이후 꺾이기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한자릿수로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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