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의 독재자' 물러날까…밀로셰비치 패배 가능성

입력 2000-09-05 18:36수정 2009-09-2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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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의 독재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연방 대통령(59)이 권좌에서 밀려날 위기에 빠졌다.

24일 실시될 대선 및 총선을 앞두고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당 지지표가 3명의 야권 후보에게 분산되더라도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패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르비아민주야당(DOS)의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56)후보가 밀로셰비치(25%)보다 훨씬 높은 35%의 지지를 얻어 당선이 유력시된다. 이 때문에 밀로셰비치가 정권을 내놓지 않기 위해 ‘비상수단’을 동원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스투니차후보는 최근 뉴욕타임스지와 회견에서 “밀로셰비치가 헌법규정을 고치면서까지 9개월이나 앞당겨 선거를 실시한 것은 오산”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24일 투표에서 후보 4명중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0월8일 2차 결선투표를 갖는다.

지난해 코소보 사태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었던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외교담당 대표는 “밀로셰비치가 재선되면 세르비아계에 좋지 않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야당후보를 옹호하고 있다. 미국도 8월 유고에 인접한 헝가리에 야권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사무소를 열었다.

코소보 내의 알바니아계를 학살한 혐의로 전범으로 기소된 밀로셰비치에게는 이번 대선이 생사를 가를 중요한 선거다. 연방의회와 지방선거도 동시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는 ‘NATO 대 유고’ 구도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국영 TV는 연일 밀로셰비치가 경험 많은 민족주의자임을 강조하면서 야당후보는 ‘NATO 후보’ ‘매들린 올브라이트(미국 국무장관)의 하수인’으로 깎아내리고 있다. 지난해 3월24일부터 78일간 NATO군의 폭격을 당했던 일을 유고인에게 상기시키려는 전략이다.

야당의 세확산을 막기 위해 반체제 학생단체인 ‘오트포르(저항)’의 본부를 급습, 선거용품 등을 압수하는 정치탄압도 동원하고 있다. 이 단체는 ‘밀로셰비치는 끝났다’라는 슬로건아래 야당후보인 코스투니차를 지원하고 있다.

8월초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소속된 영국인 4명을 간첩활동 혐의로 체포한 것이나 7월 ‘대통령 암살단’ 4명 체포도 불안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현재 평화유지군이 주둔중인 코소보에서도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힌 것도 득표용이란 분석이 많다. 알바니아계의 선거방해행위를 유도,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것.

이 속셈을 간파한 코소보 유엔행정관 버나드 쿠츠너는 4일 “코소보 내의 선거를 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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