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정상회의 6일 개막…150국 정상 참석

  • 입력 2000년 9월 4일 19시 23분


지구촌 150여개국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밀레니엄 정상회의(Millennium Summit)’가 6일부터 사흘동안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유엔 창설 5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제안으로 3년에 가까운 준비기간을 거쳤으며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주제는 ‘21세기의 유엔’. 2차 세계대전 후 설립돼 회원국이 188개로 늘어 몸집이 커진 유엔이 ‘새 시대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회의가 열린다고 뉴욕타임스지가 3일 전했다.

▽어떻게 진행되나〓첫날인 6일 오전 개막식에 이어 아난 사무총장, 총회 공동의장(샘 누조마 나미비아대통령,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대통령)의 연설과 함께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주최국 원수 자격으로 먼저 연단에 오른다. 이어 각국의 대통령과 총리, 대표들이 정해진 순번에 따라 5분씩 기조연설을 하게 되는데 이 절차는 마지막날인 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정상회의의 특징은 과거에 없던 ‘원탁회의’를 도입한 점. 각국 대표들은 대륙별로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알제리 폴란드 싱가포르 베네수엘라 정상이 이끄는 비공개 자유토론에 참여한다.

이밖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과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각각 별도의 정상회담을 준비중이다.▽무엇을 논의하나〓인터넷과 세계화로 집약되는 21세기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 유엔의 새 역할과 위상을 정립하자는 게 논의의 큰 방향. 각국 유엔대표부가 절충 작업중인 선언문 ‘21세기 국제사회의 방향’은 총 8쪽에 걸쳐 국제평화와 안보, 빈곤퇴치, 환경 등에 관한 지구촌 차원의 목표를 제시한다.선언문은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살아가는 10억명의 인구를 201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모든 아동들에게 초등교육을 보장하며 △5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을 3분의 1까지 낮추고 △2015년까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증가세를 반전시키자는 결의 등이 포함된다. 또 지난주 클린턴 미대통령이 차기 정부로 넘긴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 문제가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NMD반대론을 공론화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으며 러시아도 양국 정상회담에서 ‘절대 불가’ 입장을 확인시킨다는 것.

▽비상 걸린 뉴욕시〓국가 원수 등 VIP 경호대상만 245명이나 돼 미 정부의 경호당국과 뉴욕경찰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국세청 관세청 등에서 인력을 차출했고 뉴욕시는 6000여명의 경찰을 추가로 거리에 배치할 계획. 뉴욕시가 경찰의 초과 근무 수당으로 책정한 예산만 무려 800만달러에 이른다.

행사 기간 중 케네디국제공항과 유엔본부 인근은 신호체계를 흐트러뜨릴 각국 정상 등 요인들의 차량행렬로 교통지옥이 불가피한 상태. 본부 주변은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되며 해상의 테러공격을 막기 위해 이스트강의 선박통행도 차단된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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