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내무 "자리보다 소신 우선"…장관직 세번째 사임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35분


“장관직 보다는 소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의 장 피에르 슈벤망 내무장관(61)이 코르시카섬 자치권 확대문제에 관한 리오넬 조스팽 총리와의 의견대립을 극복하지 못하고 29일 사임했다. 조스팽 총리는 슈벤망의 후임으로 다니엘 바이양 의회관계 장관 겸 정부 대변인을 임명했다.

슈벤망의 장관직 사임은 이번이 세 번째.

그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집권 시절인 83년 정부의 경제정책에 반대해 주택건설장관에서 스스로 물러났으며 91년에는 국방장관으로 재직하던 중 프랑스가 미국의 입장을 지지, 걸프전 참전을 결정하자 사임했었다.

슈벤망 장관은 분리독립 움직임이 있는 코르시카섬에 평화가 회복된다는 전제 아래 2004년부터 코르시카의회에 제한된 입법권과 행정권을 부여하겠다는 조스팽 총리의 평화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그는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월 조스팽총리가 평화안에 서명하자 의회에서 평화안의 입법을 의원들에게 설득해야 할 의무가 있는 내무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어 사임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는 또 평화안 발표 후 8월초 코르시카의 대표적 민족주의자 장 미셸 로시가 피살되고 수차례 폭탄테러가 발생한 것은 프랑스 정부의 유화정책이 코르시카 분리주의자들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총리를 겨냥해왔다.

슈벤망은 사회당연립정부 내 소수 급진 좌파인 시민권리운동을 이끌고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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