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부시캠프 "초비상"…3개주 지지도 고어에 밀려

  • 입력 2000년 8월 25일 17시 31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탄탄대로를 달려온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첫 고비를 맞았다.

민주당 전당대회(14∼17일)후 민주당 후보인 앨 고어부통령에게 지지도가 뒤진 부시 후보는 24일 방영하려던 고어에 대한 인신공격성 광고를 전날 우랴부랴 취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24일 보도했다.

공화당은 당초 고어가 더듬거리며 "빌 클린턴 대통령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을 담은 광고를 제작, 350개 방송국을 통해 방영하려다 자체 선거캠프의 반발로 계획을 취소했다. 광고에 나오는 고어의 인터뷰는 클린턴 '섹스스캔들'이 터지기 전인 94년에 녹화된 것이라 부시측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내부 의견 때문.

부시는 24일 지방 유세를 가는 전용기에서 "금주 초 광고를 보고 너무 지나치다고 나무랐다"면서 광고를 취소한 것은 잘한 일 이라고 밝혔다.

부시 캠프는 이처럼 갈팡질팡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부시는 24일 여론조사기관 필드 폴이 발표한 캘리포니아 등 3개주 지지도 조사에서 모두 고어에게 뒤지는 등 민주당 전대 후 한번도 고어를 앞서지 못했다. 고어는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부시의 감세안이 부유층만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신바람이 난 고어에 맞설만한 계기를 찾지 못한 부시진영에서는 기존의 선거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시기상 요즘 여론조사 결과는 아주 신뢰도가 높다"고 말한다. 부시가 감세안에 대해 논리적인 해명을 못하고 중산층과 소수민족이 등을 돌릴 경우 앞으로 고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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