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前MI5 요원 귀국 '국가기밀' 폭로할까 긴장

  • 입력 2000년 8월 21일 19시 06분


영국 정부와 언론이 외국에서 망명중이던 전직 정보요원의 귀국으로 떠들썩하다.

BBC방송은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3년동안 망명자로 지내던 전 국내정보국(MI5) 요원 데이비드 셰일러(34·사진)가 21일 런던으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셰일러는 97년 MI5가 과거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암살하려 했었다고 폭로한 뒤 줄곧 파리에서 망명자로 지내왔다.

여자친구와 함께 귀국할 예정인 셰일러는 공항에 도착 즉시 경찰에 체포된다. 사법 당국은 그를 공직비밀보호법에 의거, 기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셰일러는 귀국에 앞서 프랑스 칼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배반자’가 아니다. 국가를 사랑했기 때문에 신념에 따라 행동했던 것”이라며 “나의 행동에 대해 법정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셰일러의 변호인인 존 웨이드햄은 “영국 정부는 셰일러에게 보석을 보장했다”면서 “셰일러가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셰일러가 귀국하기로 결심하자 영국 정부와 정보기관은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수많은 비밀 정보를 갖고 있는 셰일러가 재판을 받는 도중 어떤 공작 사례를 털어 놓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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