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선]폭스 당선자는?/코카콜라 영업사원 출신

  • 입력 2000년 7월 3일 18시 41분


‘71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인물.’‘코카콜라 영업사원 출신.’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멕시코의 만년야당이던 국민행동당(PAN)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당선의 영예를 일궈낸 비센테 폭스(58)는 다채로운 경력을 자랑하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1942년 멕시코시티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명문 이베로아메리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데 이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까지 마친 정통 경영학도 출신. 미국에서 돌아와 코카콜라 멕시코지사에 입사한 그는 탁월한 영업능력을 인정받아 고속 승진, 멕시코지사장의 위치까지 올랐다.

87년 PAN에 입당하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유년시절을 보냈던 과나후아토주에서 이듬해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95년 과나후아토주 주지사가 되면서 야당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폭스는 주지사 시절 코카콜라 지사를 경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감한 경제개혁을 실시, 가난했던 과나후아토를 멕시코 31개 주 가운데 5번째 부유한 주로 끌어 올렸다.

폭스는 평소 자신을 ‘미숙하지만 독실한 신앙을 가진 국민의 정치인’이라는 말로 묘사하길 좋아한다. 195㎝의 장신에 침착한 말투로 부드러운 인상을 풍기는 것도 장점. 신세대와 농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유세 때 와이셔츠 차림에 가죽 부츠를 신고 말을 탄 모습으로 자주 나타나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추종자라고 자처하는 그는 자유주의 경제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업문제 해결과 빈부 격차 해소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혀 중산층의 큰 지지를 이끌어냈다.

클래식 음악 감상과 독서가 취미. 부인 릴리안 델 라 콘차 여사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두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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