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紙 고발특집]'어글리 아메리칸' 부쩍 늘었다

  • 입력 2000년 6월 6일 20시 08분


미국 USA투데이지는 최근 미국 사회에 매너나 인정이 없어져 가는 현상을 고발하는 특집기사를 다룬 뒤 이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보내온 체험 사례를 5일 게재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요즘 갓길운전, 새치기 등 공공질서를 해치는 행위가 부쩍 늘어나는 것 같다. 다음은 이 신문이 전한 미국인들이 겪은 무례하고 몰염치하기까지 한 미국인들의 여러 모습들.

▽빌 오버스트리트(매사추세츠주 로얼)〓우리 집 부근에 사는 여자가 큰 개를 끌고 나와 우리집 앞 잔디에 ‘볼일’을 보게 했다. 개가 덩치가 커서 양도 많았다. 나는 그에게 치워달라고 했으나 들은 척도 안했다. 일곱살짜리아들과 함께 개의 배설물을 봉투에 담아 그집 앞에 갖다 놨다. 그런데 집에 와보니 그 봉투가 우리 집 현관 앞에 있는 게 아닌가. 우리가 걸어오는 사이 그 여자가 차를 타고 와 그걸 놔두고 간 것이다.

▽제프 하몬드(워싱턴)〓아내와 함께 타호 호수에서 하이킹을 하다가 길을 잃었다. 조난당할까 걱정돼 우리는 헤엄을 쳐서 멀리 떨어진 마을을 찾아갔다. 주민들에게 택시를 부를 수 있게 전화 좀 쓰자고 부탁했다. 우리는 흠뻑 젖은데다 진흙과 피투성이였다. 그러나 한 주민은 “이길을 쭉 따라가면 큰길이 나오니까 그곳에서 지나가는 차를 잡아타라”면서 거절했다.

▽존 캐슬(유타주 세인트조지)〓몇주 전 뉴욕의 5번가를 걸어가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간을 물었다. 내 시계바늘이 멎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쏘아붙였다. “당신, 나를 뭘로 보는 거야. 내가 시계야?”

▽에일린 매코믹(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다친 새끼거위가 차도 가운데 있었다. 할 수 없이 이 거위를 길옆으로 옮겨주려고 차에서 내리자 뒤차들이 경적을 울려댔다. 한 남자는 “야 이 머저리야. 당장 차 못빼? 빌어먹을 거위새끼 따위는 깔아뭉개”라고 소리쳤다.

▽매리 월렌(라스베이거스)〓하와이 공항에서 한 여자가 맨발로 화장실에 뛰어들어왔다. 해수욕을 하다가 비행기를 타려고 서둘러 온 것 같았다. 그는 태연히 세면대 위에 발을 올려놓고 씻은 뒤 벽에 걸린 위생타월로 물기를 닦아냈다.

▽브라이언 리드(텍사스주 오스틴)〓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중 13세 가량된 여자애가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기에 밖으로 나가서 하라고 말했다. 그 애는 말을 듣지 않고 좌석 사이 복도 쪽으로 나가 통화를 계속했다. 영화가 끝난 뒤 그 애 어머니는 내게 “왜 내 딸을 맘대로 나무라느냐”고 따졌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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