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서울사무소장 "한국경제 제2위기설은 과장"

  • 입력 2000년 5월 24일 18시 51분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 “한국은 구조조정을 통해 개방적이고 경쟁력 있는 시장주도의 경제체제로 바뀌었으며 개혁이 지속될 경우 성장전망은 매우 밝다”면서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는 ‘제2경제위기설’은 과장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드 코 IMF 서울사무소장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 경제는 성장속도나 범위가 놀랄 정도로 빠르고 크며 외환위기 직후의 경기침체에 따른 기술적 반등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경제회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소장은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취약점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금융 및 기업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하며 특히 투신권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 실사단은 다음달 초 방한해 한국정부와 올 하반기 거시경제 정책방향에 대해 협의하며 이와 별도로 호르스트 쾰러 신임 IMF총재가 3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코 소장은 “거시경제가 비교적 건실한데도 불구하고 위기론이 제기돼 놀랐다”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처럼 비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IMF는 이같은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외환위기가 촉발된 2년6개월 전에 비해 외부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강해졌으며 단기외채의 절대액수도 크게 줄었다는 것.

그는 “주가하락은 전세계적 현상이며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도 신흥시장국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다만 최근의 빠른 경제회복을 감안할 때 물가가 계속 낮게 유지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정책을 검토할 때가 됐음을 시사했다.

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 관계자는 “지금 당장 경제위기 재발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은 대체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식과 일치한다”면서 “관건은 한국정부가 과연 지속적인 성장의 전제조건인 개혁을 추진할 의지와 힘이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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