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쿠데타로 총리 억류…파라과이선 불발 쿠데타

  • 입력 2000년 5월 20일 00시 09분


남미 파라과이와 남태평양의 피지에서 18,19일 각각 쿠데타가 일어났다.

피지의 쿠데타 세력은 19일 마헨드라 쇼드흐리 총리 등 집권당 의원들을 국회 의사당에서 인질로 억류하고 야당의원을 총리서리로 지명했다. 그러나 파라과이의 쿠데타는 곧바로 진압됐다고 루이스 곤잘레스 마키 파라과이 대통령이 주장했다.

▽피지〓AP통신은 야당 지지세력이 19일 무장 민간인을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켰으며 야당인 국민연방당의 라투 티모시 실라톨루 의원을 총리서리로 지명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날 오전 의사당에 민간인 복장의 무장괴한 7명이 총격을 가하며 침입해 쇼드흐리 총리 등 집권 노동당의원 52명을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주도자는 야당 의원의 아들인 기업가 조지 스파이트로 알려졌다.

라투 시르 카미세 마라 피지 대통령은 쿠데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쿠데타 소식이 전해지자 피지 주민과 외국인 수천명이 수도 수바를 탈출했으며 수천명의 피지 원주민은 시위를 벌이며 상가를 약탈했다.

인도계 출신인 쇼드흐리 총리와 노동당 정부는 최근 국민의 51%를 차지하는 원주민들로부터 44%를 차지하는 인도계 위주 정책을 펼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파라과이〓마키 파라과이 대통령은 18일 밤 소규모 군사쿠데타 시도를 진압했다면서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넬슨 아르가나 국방장관은 수도 아순시온 인근에 주둔중인 3개 연대가 18일 밤 경찰본부 건물과 수도 인근의 탱크부대를 점령했다고 말했다.

쿠데타는 전 육군참모총장 리노 세사르 오비에도 장군을 추종하는 군부 세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에도 장군은 98년 루이스 마리아 아르가나 부통령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수배중이다.

AP 통신은 마키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뒤 군부의 여러 분파들이 지지성명을 발표했으나 쿠데타가 완전진압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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