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적 재일동포 2세 日공무원 관리직 올라

  • 입력 2000년 4월 10일 19시 43분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 2세 손민남(孫敏男·44)씨가 최근 일본 지방정부의 관리직에 올라 화제다.

1974년 효고(兵庫)현 가와니시(川西)시청에 취직한 지 26년 만에 최근 도시주택부 건축과 과장보좌가 된 것. 일본 NHK방송은 손씨의 승진 소식을 전하면서 “행정기관에서 외국국적을 가진 공무원이 관리직이 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평했다.

손씨는 “나의 승진이 재일교포사회와 일본사회의 융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정부가 재일교포도 공무원시험을 볼 수 있게 한 것이 1973년인만큼 그는 재일동포 공무원 1세대에 해당된다.

그는 재일교포가 많이 사는 효고현 아마가사키(尼崎)공고를 졸업한 뒤 건설공무원 외길을 걸어왔다. 주경야독으로 오사카(大阪)공대 건축학과도 졸업했다. 그는 관리직에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에 대해 “일본인에 비해서도 늦지 않다”며 만족해 했다.

손씨는 재일교포사회를 대변하는 명강사이기도 하다. 수십 차례에 걸쳐 TV와 라디오방송, 좌담회 등에 나가 재일교포가 일본인과 일본사회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고 있다. 그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모르는 일본인이 의외로 많다”며 “앞으로도 일본인들을 상대로 계속 강연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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