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7쿠바서 첫 정상회담…창설 36년만

  • 입력 2000년 4월 10일 19시 43분


‘개발도상국끼리 똘똘 뭉친다.’

회원국수 133개국인 개발도상국 모임 77그룹(G77)이 기구 창설 36년만에 처음으로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9일 보도했다.

아르투르 음바네포 G77의장(나이지리아)은 9일 아바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64년 창설된 G77이 12∼14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는다”면서 “이에 앞서 10,11일 이틀간 각료급회담이 열린다”고 밝혔다.

음바네포 의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빈부와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G77의 공동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을 주재할 나이지리아의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은 9일 아바나에 도착해 “우리는개도국의 부채 경감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65개국의 최고지도자들과 50여개국의 각료급 특사들이 참석하는 초대형 정상회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이 직접 참석한다. 쿠데타로 집권한 페르베 무샤라프 파키스탄 군부통치자도 첫 공식외유에 나선다. 80여개 비정부 기구들과 미국 러시아 등 56개 비회원국에도 초청장이 발송됐다.

G77 정상들은 14일 회담을 마친 후 △세계화 △지식과 기술 △남남협력 △남북관계 등 4개분야 행동강령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한다.

9일 미리 발표된 선언문 초안에서 정상들은 “세계화가 빈부 격차를 가속화했지만 동시에 도전의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식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개도국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장애를 유엔이 주도적으로 해결해달라고 요구한 뒤 선진국에는국가간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촉구했다.

선언문은 또 “회원국간의 무역과 투자를 촉진시켜 남남 협력을 확대해가자”면서 “남남통화기금 창설 연구에도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설 당시 남반구의 77개 개도국이 회원으로 참여한 G77은 회원국이 크게 늘었지만 기구 명칭을 고수하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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