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로자 평균임금 3700만원…"여유 생기면 주식투자"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코멘트
미국의 ‘평균 임금 근로자’는 어떤 생활을 할까.

지난해 15세 이상 미국 국민의 연평균 임금(세금 공제전)은 3만3000달러(약 3700만원). 이는 마이클 아이스너 디즈니사 회장의 두 시간 임금에 불과하지만 미 연방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시간당 5.15달러)을 받는 근로자는 52주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18시간씩 일해야 벌 수 있는 액수.

미 뉴욕타임스 선데이매거진 최근호(5일자)는 다섯명의 보통 미국인이 어떻게 연평균 임금을 벌며 그들의 꿈과 희망은 무엇인지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달린 맥엘로이(37·여·육군 중사)

대학 졸업후 사설 요양원에서 밤늦게까지 근무하곤 했다. 생활을 바꾸기 위해 군인이 됐다. 17년반이 지났다. 260명이나 되는 병사들의 훈련 일정 등을 관리한다. 오전 6시에 PT체조(체력단련 훈련)를 마친 뒤 귀가해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낸 다음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재택 근무를 하는 것이다. 남편은 트럭 운전사지만 소득이 일정치 않아 생활이 빠듯하다. 군인 신분이 아니었다면 막내아들 치료에 한에 2000달러 이상이 들지만 75∼100달러로 해결돼 다행이다.

▽조셉 웹(22·소프트웨어 검사 전문가)

전력회사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리를 맡고 있다. 버그가 침투했는지를 검사하는 것이 주 업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한다. 부모가 선물한 자동차를 몰고 다니지만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고 1주일에 300∼400달러씩은 저축한다. 대학에도 가고 40대에는 100만달러 이상을 모을 생각이며 주식 투자도 조금 해 볼 생각이다.

▽카르맨 심슨(50대·여·간호사)

병원에서 환자들의 옷을 갈아 입히고 튜브도 갈아준다. 젊은 마약중독자의 팔뚝에 난 주사바늘 자국을 보거나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가 6개월∼1년후 다시 치료를 받으러 올 때는 가슴이 아프다. 한 달에 600달러씩 집세를 내고 나면 빠듯하지만 매달 400달러는 자메이카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고 200달러는 저축하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비아그라를 개발했다는 화이자사 주식도 조금 샀다. ‘등록’ 간호사로 승급해 연봉이 6만달러쯤 되는 것이 꿈이다.

▽버나드 랄프 주니어(44·교도관)

교도소내로 마약 반입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조사하는 것이 임무다. 하루 8시간 3교대 근무를 한다. 아내가 물건이 싼 곳을 알아내 알뜰 쇼핑을 해서 빠듯한 봉급이지만 그런대로 생활해 나간다. 근속 20년인 내년 정년 퇴임하는데 저축해 놓은 것이 별로 없어 어떤 직장을 구할지 궁리중이다.

▽크리스타 레밍스(30·여·금융기관 근무)

대금 청구서를 정리하는 등 1주일에 36시간 일한다. 상사는 할 일만 제대로 하면 잔소리가 없어 좋다. 지난해 9월 결혼하기 전까지는 씀씀이가 조금 헤퍼 저축을 많이 못했다. 이제는 친구들이 술 한 잔 하자고 하면 ‘예산이 없으니’ 집에 가서 마시자고 한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