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개혁-개방 유도 兩國 긴밀협력＂…金대통령-伊총리 회담

이탈리아를 이틀째 국빈방문 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일 로마 외교행사장인 빌라 마다마에서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4일에는 한국의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교황청을 방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면담하고 북한주민의 신앙생활과 경제적 어려움에 교황청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김대통령과 달레마 총리는 회담에서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이탈리아가 대북 경제협력을 추진할 때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을 활용해 정보를 얻는 한편 기업 간 경협에는 한국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회담에서 “이탈리아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북한측에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달레마 총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동북아 안정에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시하고 북-이탈리아 수교가 한반도 평화정착과 냉전종식에 기여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람베르토 디니 이탈리아외무장관은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인권문제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에 나오기 힘들다는 얘기를 북한측에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밀기계 섬유 패션 디자인분야에서의 기술 및 인적교류를 강화하는 내용의 중소기업협력선언문과 산업디자인협력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사회보장협정과 관광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형사사법공조조약의 조속한 체결과 이탈리아의 문화재복구 첨단기술분야에서의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로마〓최영묵기자> 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