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연내 정상회담"…양국 외무장관 공동성명

  • 입력 2000년 3월 1일 19시 31분


러시아와 중국이 새 밀월을 구가하고 있다.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탕자쉬안(唐家璇)중국 외교부장은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권한대행을 예방한 뒤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과 양국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사흘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끝냈다.

양국은 특히 공동성명을 통해 보다 돈독해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과시했다. 주목할 대목은 양국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푸틴 대통령권한대행은 3월 대통령에 당선되면 외국방문으로는 처음으로 6, 7월 중국을 방문하고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도 올해 안에 러시아를 답방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또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을 위해 협력을 강화, 미국이 주도하는 현존 질서에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 구축과 탄도미사일방어(ABM)조약 개정에 반대하기로 한 것은 그 일환이다. 특히 양국은 체첸사태와 대만문제가 내정문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인권을 앞세운 미국의 압력을 단호히 거부하기로 했다. 러중 협력관계가 이처럼 긴밀해지고 있는 것은 양국 모두 탈냉전 이후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서 공통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대와 미일 신가이드라인으로 서방의 안보위협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기 때문.

한편 러시아의 일리아 클레바노프 방위산업담당 부총리는 1일 중국을 방문해 △방산협력 △평화적 우주공동 개발 △원자력발전소 건설 △러시아-몽골-중국을 잇는 가스관 건설문제 등을 협의한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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