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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29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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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귀국직후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범인들은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며 수차례 폭행과 살해협박을 계속했다”며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납치당한 경위는….
“지난해 12월28일 사업차 상하이를 방문했다 동행한 조선족통역사 윤모씨 등 일당 6명에게 납치돼 시 인근 가건물에 감금당했다.”
―범인들의 요구사항은….
“범인들로부터 수시로 폭언을 듣고 폭행을 당했으며 몸값으로 5만달러를 요구해 서울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입금하도록 했다. 가족들은 12월 30일과 올 1월 4일 두차례에 걸쳐 범인들이 알려준 계좌로 2600여만원을 입금했다.”
―탈출하게 된 경위는….
“송금을 확인한 범인들은 차량을 이용, 상하이에서 500km가량 떨어진 칭다오(靑島) 인근 웨이팡시의 한 민가로 끌고 간 뒤 ‘나머지 돈을 송금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그 뒤 2월 3일 범인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창살을 뜯고 탈출했다.”
―현지 공관에서 신고를 묵살했다는데….
“탈출 직후 추위 속에서 닷새를 걸어 칭다오영사관에 간신히 도착, 도움을 요청했으나 납치장소가 상하이라는 이유로 상하이영사관을 찾아가라는 냉담한 반응뿐이었다.
또 납치 다음날인 29일 아내가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외교부에 알아보라’는 답변만 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