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히틀러 생가복원 논란… 佛 카라얀 행사 취소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오스트리아의 극우 연정 출범이 오래 전에 죽은 아돌프 히틀러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치 독일의 지도자였던 히틀러의 출생지인 오스트리아의 소도시 브라우나우 암 인에서 최근 그의 생가 복원문제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영국의 더타임스지가 15일 전했다. 시 당국은 히틀러의 생가를 복원해 ‘히틀러센터’로 만들기 위해 건립비용을 외르크 하이더가 이끄는 극우 자유당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당국은 “히틀러의 생가를 화해와 자유, 인내와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각종 역사 기록 문서 등을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시민단체들이 나서 히틀러센터가 건립되면 화해의 상징은커녕 오히려 히틀러를 추모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도 히틀러센터가 극우 신나치주의자들의 단골 집회 장소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프랑스의 파리시는 다음달 열릴 예정이던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생애를 조명하는 일련의 영화 관람회와 토론회를 취소했다. 시 당국은 한때 나치당원으로 알려진 카라얀의 전력과 최근 오스트리아의 극우정당 출범 등을 이유로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