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가속이냐 보수 회귀냐…이란 총선 D-10

  • 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48분


‘개혁파의 득세냐 보수파의 수성이냐.’

이란의 제16대 총선이 18일로 다가오면서 개혁파와 보수파 후보간의 치열한 유세전이 9일부터 일주일간 펼쳐진다.

4년제 의원 290명을 뽑는 이번 총선의 최대 관점은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57)을 주축으로 한 개혁파가 보수파를 누르고 의회 다수파로 떠오를 수 있을지 여부.

97년 하타미가 69%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지난해 2월 지방선거에서도 개혁파가 승리하는 등 최근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 개혁파가 다소 우세하다는 전망이다.

개혁파는 이번 총선에서 의회마저 장악해 △서방과의 관계 개선 △성직자의 정치참여 제한 △철도 통신 분야의 민영화 등 정치 경제 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개혁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개혁파 18개 정당 단체들은 지난해 11월 하타미의 대통령 당선일을 뜻한 ‘5월23일 운동’이라는 연합전선을 결성했다.

그러나 보수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60)를 정점으로 한 보수파의 12개 정당 단체들도 지난해 12월 ‘호메이니의 추종자들’이라는 연합전선을 만들고 △점진적인 시장경제 이행 △신권정치 수호 △치안 강화 등을 주요 정강으로 내세웠다.

보수 성직자와 법률가로 구성된 최고권력기관인 ‘혁명수호위원회’는 지난달 6860명의 후보등록자 가운데 개혁파가 대부분인 669명에게 신앙에 문제가 있거나 불법 정치조직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출마자격을 박탈했다.

보수파는 온건파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66)을 지난해 12월 영입하고 공금유용 혐의로 구속됐던 개혁파의 기수 골람호세인 카르바스치 전 테헤란 시장(44)을 1월 석방하는 등 중도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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