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대만 안보강화법안' 가결

  • 입력 2000년 2월 2일 19시 10분


미국 하원은 1일 미국과 대만 사이의 군사관계를 강화하는 ‘대만안보강화법안’을 341 대 70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해 상원에 넘겼다. 이에 따라 중국-대만 및 미국-중국간에 새로운 긴장기류가 조성됐다.

이 법안은 미 국방부가 △대만군과 직접통화(핫라인) 체계를 갖추고 △미국-대만간 군사훈련을 늘리며 △대만 군관계자의 미국 군사학교 입학을 확대하고 △연례 대만안보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대만에 탄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무기를 판매토록 한 당초 법안에 비해서는 완화된 것이다.

그러나 미 상원의 트렌트 로트 공화당 원내총무는 이 법안의 처리방향에 대해 “대만의 민주정부를 지지하지만 중국-대만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미국 행정부는 이 법안이 중국과 대만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을 부를 우려가 있으므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의 하원통과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양제츠부부장은 2일 조지프 프루어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양부부장은 “대만안보강화법안은 미-중이 합의한 3개 공동 코뮈니케와 미국이 앞서 밝힌 공약들을 철저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양부부장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저버리고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주방짜오(朱邦造)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 정부와 인민들이 미 하원의 이번 조치에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며 결단코 반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베이징〓한기흥·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