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족 반군지도자는 12세 쌍둥이 형제"

  • 입력 2000년 1월 25일 19시 00분


미얀마 군부에 항거해온 카렌족 반군이 24일 태국의 한 병원에서 벌인 인질극이 태국 치안군의 전격 진압작전으로 하루만에 끝났다.

태국 치안군은 25일 새벽 ‘신의 군대’소속 카렌족 반군 16명이 환자 등 500여명을 인질로 붙잡고 있던 병원을 급습해 반군 9명을 사살하고 인질을 모두 구출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나머지 반군은 달아났다.

이번에 인질극을 벌인 카렌족 반군의 지도자는 올해 12세에 불과한 쌍둥이 형제. 조니와 루터 흐투 라는 이름의 이들 형제는 부하로부터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들은 태국과 미얀마 접경에서 200여명의 무장단원을 이끌며 반정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형제는 총알도 피하며 총알에 맞더라도 죽지않는 신통력이 있다고 부하들은 믿는다. 쌍둥이의 전설은 1997년 미얀마군이 다른 카렌족 반군단체인 ‘카렌민족동맹(KNU)’에 대해 소탕작전을 벌여 KNU가 전멸의 위기에 빠졌을 때 시작됐다.

당시 이들 형제는 어른들에게 “싸우는 법을 보여주겠다”며 수류탄과 권총으로 무장하고 미얀마군 점령마을로 쳐들어가 수명을 사살하고 돌아왔다. 그러자 카렌족중 상당수가 KNU에서 탈퇴하고 이들 형제를 지도자로 옹립했다.

이들 형제는 나름의 군통솔 비법도 갖고 있다. 대다수의 카렌족처럼 기독교 신자인 이들은 기독교 계율에 따라 부하들이 싸우거나 술을 마실 경우 엄벌에 처한다. 그러나 담배만은 예외다. 이들 형제도 줄담배를 피워대는 ‘골초’다.

신의 군대는 쌍둥이 형제의 ‘영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얀마와 태국 군의 협공으로 많은 피해를 보았다. 이들이 인질극을 벌인 것도 부상동료의 치료를 태국에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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