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제왕' 미트닉 출감…법원 "컴퓨터 접근금지" 명령

  • 입력 2000년 1월 23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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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수 해커’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컴퓨터 해커 케빈 미트닉(36)이 21일 캘리포니아주 롬포크연방교도소에서 5년 형기를 마치고 출감했다고 미 ABC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미트닉은 석방 후 “컴퓨터 망의 보안이 어떤지 궁금해 다른 컴퓨터에 들어갔을 뿐”이라며 검찰과 언론이 혐의를 부풀렸다고 비난했다. 지금 그의 꿈은 대학에 진학해 컴퓨터를 공부하는 것.

미트닉의 ‘소박한 꿈’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법원은 미트닉에게 3년간 정부의 보호관찰을 명령했고 이 기간 중엔 컴퓨터 모뎀 휴대전화 TV 등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모든 전자제품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미트닉의 변호인은 “법원 명령대로라면 그는 3년 동안 한 자리에 움직이지 말고 서 있어야 할 지경”이라며 “당국이 어느 정도 유연성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트닉은 미 연방수사국(FBI)의 1급 수배자 명단에 오른 첫번째 해커로 해커를 꿈꾸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우상. 지난해에는 해커들이 미 상원과 FBI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점령하고 그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을 정도.

고교 중퇴가 최종 학력인 미트닉은 어린 시절 가난해 컴퓨터가 없었으나 고장난 라디오를 수리한 뒤 여기에 모뎀을 부착해 컴퓨터에 접속하는 방법으로 해킹의 길에 들어섰다.

1981년 전화회사 퍼시픽 벨의 전산망에 침입했다가 붙잡혀 6개월간, 1988년에 디지털 이큅먼트의 전산망을 파괴해 1년간 복역했다.

그는 이후에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모토로라, 노키아 등 유명기업의 전산망에 침투해 수백만달러 상당의 피해를 주었고 FBI에 쫓기면서도 FBI전산망에 들어가는 대담성을 보였으나 95년 결국 FBI에 체포됐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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