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에너지정책 전환… 천연가스 수입 박차

  • 입력 2000년 1월 16일 20시 04분


중국이 액화천연가스(LNG)를 대량 수입하고 수천㎞의 가스 수송관로를 건설하는 새로운 에너지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지면 자주성이 흔들린다며 에너지 수입을 자제해 온 중국의 이같은 정책변화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지가 13일 전했다. 세계 10대 오염도시 중 9개 도시가 중국에 있다. 화력발전소가 수천개나 돼 시골도 오염이 심각하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대외의존도 증가 등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청정연료 사용에 따른 경제적 환경적 이득이 더 크다”며 이같은 에너지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천연가스 수요는 1998년 220억㎥에서 2010년 950억㎥, 2020년에는 1400억㎥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천연가스 수요중 2010년에는 3분의 1, 2020년에는 절반 가량을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대규모 LNG 기지가 광둥(廣東)성 선전(¤玔)에 건설되며 상하이(上海) 등 동부 연안 대도시에도 저장소가 지어진다.

천연가스 수송로 건설도 추진중이다. 4월 북서지역에서 난조우(蘭州)까지 총연장 953㎞의 건설을 시작한다. 비용은 5억3000만달러. 쓰촨(四川)성에서 후베이(湖北)성 사이에도 800㎞의 가스관이 건설된다. 러시아와 공동으로 시베리아 천연가스를 개발, 시베리아에서 베이징(北京)이나 톈진(天津)에 이르는 대가스로 공사를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LNG 수입은 대부분 말레이시아 호주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할 계획인데 이때 베트남 필리핀 등 5개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스프리틀리 군도를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환경친화적 에너지정책 변화가 뜻밖에도 주변국과의 정치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